뫼 오름

홍천강 아홉 폭 치마를 두른 '팔봉산'

산내들.. 2011. 5. 30. 12:03

'홍천 팔봉산'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에 있는 팔봉산(八峰山)은 309m의 낮고 작은 산이다.
여덟 개의 바위봉우리가 우뚝 솟아있고 풍치 좋은 낙락장송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우며
특히 홍천강이 이 산을 감돌고 있어 경관이 매우 좋다.
옛날 선비들은 홍천강이 굽이굽이 아홉 굽이를 휘돌아 흐른다 해서 구곡강이라 부르기도 했다.
더불어 팔봉산은 구곡강이 감도는 산이라 ‘아홉 폭 치마를 두른 산’이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이런 산이어서 팔봉산은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고 있는데 팔봉산은 산행시간을 따질 수 없는 산이다. 
아름다운 주변의 경관을 둘러보며 까다로운 바위봉우리를 기어오르고 내리느라 함부로 서두를 수 없기 때문이다.
팔봉산은 손발을 다 써서 오르내리는 산으로 내내 푸른 강물을 내려다 볼 수 있으며 강에서 시작해 강에서 산행을 끝내는 산이다.


봉우리가 여덟 개라 팔봉산이라 불리는 이 산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감물악이라고 불렀으며 현의 서쪽 60리에 있다”고 했다.
팔봉산이 자리잡고 있는 서면을 옛날에는 이 산의 옛이름을 따서 감물악면이라 했다고 한다.

매표(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소 앞 통나무 다리가 놓여있는 개울을 건너면 1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으며
강을 따라 내려가면 2~3봉 사잇길, 5~6봉 사잇길, 7~8봉 사잇길, 8봉길이 연이어 나타난다.

 

 


▼ 1봉
쉬운 길로 들어서면 곧 노송 두 그루와 큼직한 바위가 있는 등성이에 올라선다.
여기서부터는 계속 등성이만을 따라가게 되는데 1봉 아래에 도착하면 안내판이 또 있다.
1봉을 거치지 않고 곧장 2봉으로 가는 길이 있으며 오른편 바윗길로 붙으면 1봉으로 오른다고 되어있다.
1봉은 밧줄을 붙잡고 손발을 다 써서 올라야 하며 1봉 위에는 날카로운 바위에 잔돌로 쌓은 탑이 있다. 
2봉 쪽으로 내려가는 길도 역시 암벽으로 밧줄이 매어 있다.

 

 

 

▼ 2봉
1봉과 2봉 사이의 잘록이에서도 2봉을 거치지 않고 3봉으로 가는 길이 있다.
2봉에는 특이하게 삼부인당(三婦人堂)이라는 당집이 있고 옆에 작은 칠성각도 있다.
삼부인당은 팔봉산 인근 주민들이 옛날에는 5,000여 가구쯤 되었다고 하는데
안녕과, 질병 등 재액, 풍년과 흉년을 주재하는 세 여신을 모시는 당집이다.
지역 사람들은 400여년 전부터 매년 3월과 9월 보름에 당굿을 벌여왔으며 
3월것이 큰데 이때는 삼부인신과 칠성신을 기리는 세 마당 굿을 사흘 동안 한다.
이 굿을 보면 무병장수하고 복을 받으며 소원성취 한다는 전설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고 한다.
3봉의 장군바위가 남근의 상징이며 4봉의 해산굴이 여근의 상징이라는 말도 있다. 

 

 

 

▼ 3봉
2봉을 내려서면 강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보이고 안내판도 있다.
여기 잘록이에는 둥근 언덕이 있고 거기에 긴 의자가 있다.
3봉으로 오르는 절벽에는 철사다리가 있고 바위 사이에는 철다리도 있다.
정상에 서면 용문산, 중미산, 화야산, 운길산, 명지산, 화악산, 삼악산, 구룡산, 가리산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정상부는 별로 넓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머물 수 없으며 우뚝솟은 장군바위 위가 가장 높다.
오랫동안 가물 때에는 이 장군바위에 치마를 씌우고 기우제를 지낸다고 한다.
내려가는 암벽도 올라오는 데만큼 험하며 밧줄, 철사다리 등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한다.

 

 

 

▼ 4봉
4봉의 3봉쪽 중턱, 10여 미터의 침니 위쪽에는 해산(解産)굴이 있다.
원체 좁아서 굴을 지나려면 산모의 진통과 같은 고통을 느낀다 해서 해산굴이라 했다고 한다.
이 굴을 많이 지날수록 무병장수한다는 전설이 있어 장수굴이라고도 한다.
이 수직굴은 아주 좁아서 몸무게 70kg 이상의 사람은 통과하기가 무척 힘들고
보통 사람도 베낭을 미리 위로 올려놓은 뒤 몸을 옆으로 돌려 바위면에 붙이고 겨우 빠져나가야 한다.
4봉 꼭대기는 이전 봉우리보다 더욱 날카롭고 좁지만 1봉에서 8봉까지의 아름다운 경관을 맛 볼 수 있어 좋다.

 

 

 

▼ 5봉
5봉은 아예 잘록이부터 철사다리가 놓여 있는데 다른 봉우리와 마찬가지로 험하고 어렵다.
6봉과의 사이에는 8봉에 들지 않는 작은 봉우리 하나가 있느데 암벽과 노송들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 6봉
6봉의 오름길이나 정상부도 다른 봉우리와 비슷하다.
6봉과 7봉 사이 잘록이는 꽤 넓고 노송이 많은 작은 암봉도 있다.

 

 

 

▼ 7봉
7봉은 짧은 사다리로 시작해서 밧줄을 타고 오르다 작은 암봉에서 조금 내려섰다가 다시 오른다.
정수리 부분에 유난히 날카로운 암릉이 있다.
7봉과 8봉 사이 등성이는 여덟 개의 봉우리 사이 중 가장 길고 경사도 순한 편이고 굴을 지나는 등 아기자기하다.
그 잘록이에는 8봉이 험하니 주의하라는 경고판이 있는데 잘록이에서 곧장 하산할 것을 권하는 안내문도 보인다.

 

 

 

▼ 8봉
8봉은 여덟 봉우리 가운데서 가장 낮다.
그렇지만 강에서 바로 솟아올라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마치 첨탑처럼 하늘을 찌를 듯 우뚝하다.
수직에 가까운 경사인데 일단 붙고 보면 바위틈과 모서리에 붙잡고 디딜 곳이 많아 조심만 하면 그리 위험하지 않다.
팔봉산의 모든 암봉들은 직벽에 가깝지만 조각난 바위들로 모서리가 많아 붙잡을 곳과 디딜 곳이 많다.
8봉의 정상부는 꽤 넓고 노송이 뿌리박은 암반도 있으며 8봉을 감돌고 있는 푸른 강물이 가까스로 닥아온다.
8봉은 우뚝 솟아있기 때문에 하산이 걱정되지만 북쪽에 나선형으로 돌아 내려가는 등산로가 있으며 
계속 이어지는 암벽에는 로프와 철핀 등이 설치되어있지만 주의를 요한다.
겨울에 눈이 내리거나 얼음이 얼면 8봉의 산행은 삼가야 한다.

긴 밧줄 끝에 나타나는 철사다리를 내려서면 바로 강가의 자갈밭이다.

 

 


여기서 강을 따라 20여분 거슬러 올라가면 매표소가 나오는데
이 길도, 강물이 깎아들어간 절벽에 좁은 외쇠다리를 놓아서 밧줄을 붙들고 줄타기하듯 한참을 건너야 한다.
얕잡아 보기 쉬운 팔봉산 산행은 아름다운 경관에 홀리고 험한 암봉길을 감안하면 대충 3시간이 소요 된다.

 

 


※ 산행코-스와 시간( 약3시간00분)

 


☞ 대중교통
춘천이나 홍천으로 가서 시내버스로 갈아탄다.


▷ <남춘천역>
남춘천역에서 하차, 길건너 시내버스 승강장 이용 (두미리행 1번 시내버스, 1시간 간격, 40분소요)
▷ <춘천 시외버스터미널>
시외버스 터미널 옆, 1번과 2번 시내버스 이용 (약 50분 소요)
1번은 남춘천역, 김유정역을 경유한다.
▷ <홍천>
홍천에서 시외, 시내버스 이용 (반곡리까지 1시간 30분 간격. 5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