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이 가을날에'
추수의 계절엔
고향은 곱게 물든 단풍으로 온 산이 불타고 있지만
그 곳의 늙으신 부모 형제는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한다.
잠자리 나는 넓은 마당에도 볕드는 조붓한 마루에도
주말에 찾아와 일손 돕고 떠나는 가족들의 차속에도
가을 정 만큼이나 오곡 백과의 풍성함으로 가득차 있다.
조용한 내 고향
이제 비탈진 밭때기에 막바지 추수가 한뼘 남았지만
몇일뒤면 가을 걷이는 끝나고 농한기기 찾아 오리니.
일년중 가장 여유로운 그 계절에 우리 다시 만나면
웃샘 도랑가 가재도 잡고 재넘어 산에서 더덕도 캐며
삶이란 끝없는 길목에서 잠시 나래를 접어 두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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