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옛 산길 따라서

산내들.. 2008. 2. 10. 10:08

'솥골의 옛 산길'  

 

 

 

 

 

 

 

 

▼ 830봉 오름 


응달진 '가끔산'의 흰눈과 양지녁 '성주산'의 겨울햇살이 대조를 이룬다.
백화산에서 동남쪽으로 벋어내린 한줄기 산맥이 있다.
이 산맥 주변에는 문경의 마원리를 비롯해 마성의 남호리, 모곡리, 정리, 상, 하내리가 있다.
중간에는 성주산과 능곡산으로 이어지는 830봉 분깃점이 있으며
그 아랫쪽에는 정리(솥골)마을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성주산 오름길에는 구슬붕이의 파란잎새, 산동박의 꽃망울, 불노초 영지버섯, 노루 발자욱 등이
사뭇 얼어붙고 메마르기 쉬운 겨울 마음속에 잔잔한 생동감을 안겨준다.

'성주산'(712m)을 오르고 어둔골 능선을 내려섰다가 다시 솟구치는 830봉 오름길에는
노송과 함께 운치를 더해주는 하나의 암벽지대가 있다.
'시바우(석이바위) 구릉'의 윗쪽 능선에 위치한 험난한 바위지만 석이버섯은 보이지 않고
그 너머로 문경의 주흘산과 운달산, 대미산 등이 희미하게 보인다.

 

잠시 쉬어가도 좋을 지씨 묘지를 지나면 곧이어 830봉에 오르는데
이곳 '830봉'은 백화산과 성주산, 능곡산으로 이어지는 삼거리 분깃점이다.
830봉은 솥골의 '큰골'과 남호의 '대싯골', 상내의 '큰문골'을 거느린 아담한 봉우리로
솥골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일출은 제일 먼저 일몰은 제일 늦게까지 볼 수 있다.

830봉에서는 서북쪽에 있는 952봉에 가려져 '백화산'을 거의 조망할 수 없고
'숯가마 구릉' 능선에 위치한 헬기장까지 내려오면 암벽단애 백화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능곡산 질매재'로 이어지는 능선길에는
여러번 쌓이고 쌓인 흰눈이 무릅까지 빠지는 곳이 많기 때문에
양지바르고 바람이 잔잔한 큰골의 '시바우 구릉'으로 하산을 한다.

 

 

 

 

 

 

 

 

 

▼ 정리(솥골) 내림


830봉 밑 큰골 8부 능선에는 잔돌의 너덜지대가 있고 오래된 삼판(벌목)길 끝 지점이 있다.
낡고 묵은 길에는 십여년 된 잡목과 가시덤불이 우거져 있지만 하산하기엔 별 어려움이 없다. 
겨울산에는 멧돼지, 노루, 산토끼 등 산짐승 길이 있는데 그 길은 가장 좋은 등산로가 된다.
큰골과 어둔골의 중간지점인 '절뒷등'의 이씨묘가 산돼지에 의해 여러군데 파헤져 있다. 

 

'지방바위' 뒤편의 어둔골 '옛집터'에는 낙엽송이 하늘을 찌를듯 서 있고
소 놓으려 다니던 '절마당'가의 고목 나무 밑에는 얼굴없는 돌부처가 옛모습 그대로지만
소풀이나 나뭇짐 지게를 내려놓고 갈증을 달랬던 큰 서덜밑의 '옹달샘'은 말라있다. 
텅빈 산새둥지는 쓸쓸한데 '밤나무 마답'터의 약수터 이정표는
음력 섯달 그믐날의 지는 겨울 햇살을 받아 더욱 포근하게 보인다.


'일심사' 주변에 드니 개짖음이 인기척을 알리고 잠시후 까까머리 득천이와 조우를 한다. 

'세모산'에서 소나무등걸 썰매끌던 '쇠꼿미기'의 '홈도랑'가에는 정겨운 '형제바위'가 있다.
지금은 과수원이 되버렸지만 이곳에서 소뜯기고 고무딸 따먹던 옛시절은 쉬 잊힐리 없다. 
오월 단오때 그네타던 '느티낭껄'의 느티나무, 여름철에는 동네 사람들 모여앉아
매미울음소리 들어가며 꼰도 두고 시원하게 낮잠도 즐겼던 애환의 고목나무이다. 


밭가에 익어있는 배풍등, 댕댕이덩굴 열매가 긴겨울 동안에 늙어서 쪼그려 들고
가재가 살고있는 '백화대' 도랑가에는 벌써 물오른 버들강아지가 봄의 기지개를 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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