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꽃 필때'
해질녁 산 그림자 길게 누우면
한낮 찌는 더위는 숲속으로 들고
소 모는 아버지와 꼴망태 맨 울 형아
질매재 황토길따라 집으로 돌아온다.
굴뚝엔 모락 모락 저녁 연기
박 넝굴 엎드린 돌담 저 편에
키질하는 어머니와 삽살강아지
밥짖는 누야 얼굴이 하얀 박꽃같다.
모기불 연기에 눈물짖는 초저녁
애동호박 칼국수 한 양푼 더 먹으며
빗짜루 도깨비 고목나무 몽달귀신
할머니 옛 이야기에 두귀 쫑긋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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