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박꽃 필때

산내들.. 2010. 9. 18. 08:33

'박꽃 필때'
   

 

 


해질녁 산 그림자 길게 누우면
한낮 찌는 더위는 숲속으로 들고
소 모는 아버지와 꼴망태 맨 울 형아
질매재 황토길따라 집으로 돌아온다.  

 

굴뚝엔 모락 모락 저녁 연기
박 넝굴 엎드린 돌담 저 편에  
키질하는 어머니와 삽살강아지
밥짖는 누야 얼굴이 하얀 박꽃같다.  

 

모기불 연기에 눈물짖는 초저녁
애동호박 칼국수 한 양푼 더 먹으며
빗짜루 도깨비 고목나무 몽달귀신
할머니 옛 이야기에 두귀 쫑긋 세운다.  

 

 

 

 

 

 

 

 

baek-f.swf
0.15MB

'소소한 일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의 파리통  (0) 2010.12.16
그리운 날에  (0) 2010.11.25
겨릅대 매미채로 매미잡던 시절  (0) 2010.08.11
걸뱅이탕 (거지탕)  (0) 2010.02.22
솥골 설경 (절터 가는 길)  (0) 2010.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