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나들이

삼강주막 (삼강나루)

산내들.. 2010. 7. 20. 08:10

'삼강주막'

 


 

예천군 풍양면 삼강은 삼산삼수(三山三水)의 고장이라 일컬어진다.
삼산은 「동국여지승람」에 “한 지맥은 대구 팔공산, 문경 주흘산, 안동 학가산에서 다한다”
하고 삼수는 「세종실록지리지」에 “하풍진(河豊津, 삼강의 옛 이름?)은 그 근원이 셋이니,
하나는 산양현 사불산에서 나오고(금천), 하나는 순흥 소백산에서 나오고(내성천),
하나는 태백산 황지에서 나와(낙동강) 현 남쪽에서 합류한다”라고 한데서 비롯되었다.

그 옛날 영남인들이 한양 천리길을 가다 보면 두개의 난관에 부딧치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물길 삼강나루요, 산길 문경새재이다.

 

 

 

 

 

 

 


'옛 삼강주막 (2008년 이전 모습)'

 

 

 

회룡포 물줄기는 비룡산을 끼고 돌아간 다음,
문경을 적시고 흘러온 금천을 받아들이자마자 낙동강에 몸을 섞는다.
그 곳은 세 개의 강이 만난다는 풍양면 삼강나루.
회룡대에서 나지막한 봉우리 몇 개만 넘으면 바로 나루가 보이지만,
세 개의 강줄기가 만나는 곳이라서 그런지 접근이 만만치 않다.

 

 

 

 

 

 

삼강나루는 단지 ‘세 개의 강이 만나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70여 호 2백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이 마을 앞길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문경새재와 연결된 영남대로의 원줄기였다.
낙동강을 따라 오르내리던 선비나 장꾼들은 이곳 나루서 숨을 고른 뒤 문경새재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백두대간을 넘는데 죽령이 아니고 새재를 택했을 경우엔 반드시 이 나루터를 건너야 했다.

지금은 나룻배도 없어지고 뱃사공도 떠났으며 뱃길도 끊긴 지 오래된 삼강나루엔
1,300리 낙동강 중에서 유일하게 남은 주막이 전설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60년 전 이곳으로 시집왔다는 유용녀 할머니(88)는 굽은 허리를 두드리며 아직도 혼자 마루에 앉아 손님을 맞는다.
손님이래야 바로 옆의 삼강마을 노인들뿐이고, 가끔 답사 나온 학생들이 관광차에서 우르르 내렸다가 곧 떠날 뿐 적막하다.

 

 

 

 

 

 

 “우리 영감이 가고 난 다음부터 주막을 시작했지. 그게 벌써 한 오십년쯤 됐나봐.
한창 때는 주막이 이 집까정 시(세) 군데나 되었어.”

 

 

 

 

 

 

 

 

 

그러나 1934년 갑술년 대홍수 때 물이 넘쳐 주막이 다 떠내려가는 바람에 모두 떠났고, 이 주막만 외로이 남게 된 것이다.
홍수 후에 지었을 법한 10여 평의 흙벽집.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허름한 주막에서 옛 영남대로의 현실을 보는 듯하다.
주막 바로 앞에는 200살된 회화나무가 허름한 주막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저 다리 다 노이만(놓이면) 세 강 절경이 다 없어지지나 않을란가 몰라.”

 

 

 

 

 

 

이웃 문경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문경새재를 복원할 때 포장하지 않고 흙길을 그대로 살려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는데,
그 새재와 더불어 영남대로의 중요한 길목이었던 삼강나루의 운명은 구슬프기만 하다.
지금 놓이고 있는 다리가 완공되면 그나마 회화나무 아래서 낙동강 천삼백리 전설과 영남대로의 사연을 들려주던 이 주막은
극도의 부조화 속에서 상처받다가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금천은 문경시 영순면 이목리와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사이의 삼강나루에서 낙동강 본류와 합류한다.
봉화 오전약수부터 흘러온 내성천도 여기서 만난다.
그렇게 세 물줄기가 만난다고 해서 삼강(三江)이다.

 

 

 

 

 

 

강줄기가 중요한 교통로였던 옛적에는 당연히 교통 요충지였던 곳이기도 하다.
안동 이남의 경상도 선비들이 문경새재를 거쳐 한양으로 가려면 어김없이 이곳 삼강나루를 건너야 했고
또한 낙동강 물길을 거슬러온 소금과 세곡(稅穀)도 여기서부터는 육로를 이용해야 했다.

옛 시절의 삼강나루터에는 늘 뱃사공·짐꾼·견마잡이 등으로 북적거렸고,
그들을 상대로 한 주막집과 색주가 또한 한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종로 육의전 거리처럼 흥청대던 옛 시절이 좀처럼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이젠 쓸쓸하고 스산한 나루터다.
그래도 수백년 묵은 회화나무 두 그루와 그 나무 아래의 초라한 주막집은 변함없이 제자리에 서 있다.
특히 이곳 주막은 빈 껍데기만 남은 게 아니라 여전히 주모가 살고 있는 주막집이다.
집주인은 미수(米壽·88세)에 들어선 유용녀 할머니인데, 지금도 간간이 찾아오는 길손을 반갑게 맞이한다.

시간을 내서 한번 가보길 권하고 싶다.
막걸리 한잔 기울이며 반세기의 삼강나루의 역사를 간직한 할머니(주모)의 모습을 볼 수 있고
그나마 몇년 지나면 전설의 주막이 될터이니...

 

 

 

 

 

 

 

 

 

 

 

'현재 삼강주막 (2008년 이후 모습)'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이곳에서 낙동강, 내성천, 금천의 세물길이 만난다.
낙동강은 태백 황지(국립지리원 공식발원지는 태백 천의봉 너덜샘)에서 발원하여
봉화, 예안, 안동댐, 하회를 거쳐 내려오고
내성천(109.5㎞)은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선달산(1,236m)아래 늦은목재 옹달샘에서 발원하여
봉화, 영주, 예천을 지나 삼강(건너편은 문경시 영순면 달지리)에서 낙동강과 합류한다.
또 금천(유로연장 42.85km)은 문경 동로 적성(황장산)에서 발원하여
동로(경천댐), 산북을 거쳐 산양을 지나 영순에서 내성천에 몸을 섞는다.

 

 

 

 

 

 

“한 배 타고 세물을 건너다”는 말이 있는 삼강리는 경상남도에서
낙동강을 타고 오른 길손들이 북행하는 길에 상주 쪽으로 건너던 큰 길목이고
또 낙동강 하류에서 거두어들인 공물과 화물이 배에 실려와 다시 바리짐으로 바꿔
노새나 수레에 실려 문경새재를 넘어갔던 물길의 종착역이기도 했다.
여기에서 낙동강 줄기를 따라 더 올라가면 안동지방과 강원도 내륙으로 연결된다.

 

 

 

 

 

 

삼강에는 1934년까지 보부상과 사공들의 숙소가 있었다.
당시 삼강은 서울로 통하는 길목으로 사람과 물류의 이동이 활발했다.
안동과 예천, 봉화, 영주, 청송, 영양 등 경북 북부지방은 물론 영월 등
강원도 남부지방의 길손과 보부상까지 삼강을 찾았다.
장날이면 나룻배가 30여 차례 오갈 만큼 분주했다.
삼강나루의 옛 모습은 1934년 대홍수(갑술대홍수)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2008년 옛 나루의 모습을 복원하여 주막 주변에 보부상숙소, 사공숙소, 공동화장실 등을 함께 지었다.
보부상숙소는 면적 40.41㎡로 방 2개와 대청, 부엌 등을 갖추고 있으며 사공숙소는 면적 21.60㎡로 방 2개를 들였다.

삼강주막은 1900년경에 지어진 작은 규모의 주막으로 70여년 세월동안 주막을 지키던 유옥연할머니가
90세의 일기로 2005년 10월에 돌아가신 후 방치되어있던 것을 2007년 예천군에서 옛 모습대로 복원하였다.

 

 

 

 

 

 

삼강주막은 2005년 12월 5일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134호로 지정되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자식들이 세간을 거의 다 내다버린 상태에서 문화재지정에는 부엌의 역할이 컸다고 전한다.
부엌은 사방으로 문을 통해 직접 연결되는 편리성과 독창성,
그리고 부엌 벽면에 빗금을 새겨 표시한 외상장부 등이 삼강주막의 희소성과 가치를 더했다고 한다.
(빗금으로 표시된 부엌 벽면의 외상장부는 훼손되지 않게 유리판으로 보호하고 있다.)

 

 

 

 

 

 

주막 바로 뒤뜰에는 회화나무가 있다.
바로 장터다.
소금, 쌀, 잡곡 등의 물물교환이 회화나무 아래에서 이뤄졌다.
회화나무 바로 옆에는 둥근 돌덩어리가 있다.
무게가 120kg이나 되는 '들돌'이다.
나루터에는 짐을 싣고 내리는 인부가 필요한데, 이 돌을 들 수 있는 정도에 따라 품값이 정해졌다.
힘이 장사급은 돼야 배에 짐을 나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고 한다. 

 

 

 

 

 

 

 

 

※ 교통

 

 

◇ 자가 운전
중앙고속국도 -예천I.C - 문경방향으로 34번 국도 - 용궁면 방향 좌회전 - 왕태리 - 삼강나루
중부내륙고속국도 -점촌I.C - 영순 또는 산양 -  왕태리 - 삼강나루


◇ 시외버스

동서울 - 안개(풍양 경유), 하루 8회  운행(소요시간/ 2시간 35분) 
동서울 또는 강남고속버스 - 점촌, 30분 간격 운행(소요시간/ 2시간) 

동서울 - 예천(용궁면 경유), 매시간 운행(소요시간/ 2시간 30분)    

 
◇ 시내버스

예천(예천여고 앞) - 삼강리 
 예천발 08:20, 11:20, 17:20(버스노선번호 없이 하루 4차례 삼강리행 버스 승차)
점촌 - 달지
점촌발 06:20, 07:35, 09:45, 10:50, 12:30, 14:10, 15:50, 17:35, 19:05(소요시간 35분 정도)
달지리 종점에서 내린 후 삼강교 건너 오른쪽 삼강주막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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