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배추 쌈 · 무 서리

산내들.. 2011. 11. 26. 14:51

'배추 쌈'

 

옛 농촌은 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으면 모든 일년농사는 끝을 맺는다.
김장철이면 시장에서 사온 소금가마니를 며칠간 받쳐놓고 조금 간수를 뺀뒤 장독에 담는 모습이 생각난다.
김치를 담그고 난 배추는 땅속의 무우광에 넣기도 하고 건조실에 벼짚을 깔고 저장하기도 하는데
배추는 봄나물이 나올때까지 국거리며 부침개 용으로 쓰이는 대표적인 겨울채소이다. 
어느 따뜻한 날에 친구들과 재너머 더덕캐로 가서 먹는 달콤한 배추맛을 잊을 수 없다.
노란 배추꼬개에 고추된장만 있으면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뚝딱 해치운다. 

도랑가에 앉아서 먹는 배추꼬개이 쌈 맛은 그 어떤 산해진미도 부럽지가 않기 때문이다.

 

 

 

 

 

 

 

 

 

'무 서리'

 

기나긴 겨울밤에 친구들과 사랑방에 모여앉아 놀다보면 뱃속이 촐촐하다.
내기 화투를쳐서 땅속 무우구덩이의 무우를 훔쳐와 깎아먹는 맛도 그만이다. 
창으로 무우를 찔러 끌어 올리다 보면 자꾸만 무우가 굴러 떨어지는데 
밤 날씨가 차가운날엔 마음은 급하고 성질나서 죽을 지경이다.
화투내기에 이긴 녀석들은 장작불 뜨끈뜨끈한 아랫목에 않아서 놀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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